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그린피스의 첫 번째 보고서가 나오고 거의 2년 만에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계획대로라면 오염수 방류는 2022년말부터 2050년대 중반까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제1 원전에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오염수 해양 방류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은 백만 톤 이상의 오염수 처리를 둘러싸고 ‘신화’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2022년이 되면 더 이상 오염수를 저장할 공간이 없다는 것, 방사성 삼중수소가 오염수 내 유일한 방사성 핵종이고 그것이 무해하다는 것, ‘처리수’이지 ‘오염수’가 아니라는 것, 방류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 등이 신화의 내용이다.2019년 첫 번째 보고서 발표 때와 같이 이번 보고서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거대한 거짓말로 세상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노력했다. 그들은 재정적, 정치적 이유로 거짓말을 이어가는 중이다.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선택은 일본 정부에 가장 저렴한 선택이고 2011년 원전 사고의 영향이 단기적이고 제한적이라는 인식을 퍼뜨리려는 일본 정부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후쿠시마 원전은 지역 주민과 환경은 물론 일본 전역, 나아가 국제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위험으로 남을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위기는 긴 세월동안 인류를 괴롭히는 위협의 전형이 될 것이다.이 보고서에 상세히 기술돼 있듯이, 오염수 내의 여러 방사성 핵종 중 가장 위험한 두 가지는 스트론튬과 탄소다. 이들의 반감기는 각각 30년, 5,730년으로, 태평양으로 흘러들 오염수에 남아 있을 것이다. 알프스를 도입할 때부터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스트론튬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일본 기업인 도시바와 히타치에 사업권을 주기 위해 해당 기술을 쓰기로 결정했다.스트론튬을 비롯한 방사성 핵종 농도를 ‘불검출 가능’ 수준으로 낮춘 미국 기업 퓨어라이트의 기술은 선택받지 못했다. 훨씬 낮은 사양의 기술이 선택된 이후엔 ‘완화된 처리목표’를 적용하라는 요구가 등장했다. 더 높은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잔류하는 것을 허락하도록 말이다. 그 결과 향골성 원소인 스트론튬, 탄소를 비롯한 대규모의 위험한 방사성 핵종을 수십 년간 태평양에 의도적으로 방류하게 되는 것이다. 오염수 해양 방류의 과학적 안정성과 그것의 파급 효과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심지어 도쿄전력이나 일본 정부도 스트론튬, 탄소가 안전한 방사성 핵종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탄소의 경우는 더하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사고가 나고 거의 10년이 지난 2020년 8월에서야 도쿄전력 은 오염수에 탄소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ALPS가 탄소를 제거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방류되면, 오염수에 포함된 탄소가 모조리 바다로 흘러들 것이다. 탄소는 생태계의 탄소 순환 과정에 통합된다. 간단히 말해, 다양한 농도로 모든 생물의 체내로 흡수된다.우리가 2019년 보고서에서 결론 내렸듯이,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계속되는 오염수 위기는 여러 잘못된 결정의 복합적인 결과다. 50여 년 전 원전 부지를 낮추기로 한 결정부터 지진과 쓰나미가 원전에 중대 위험이라는 증거를 무시한 결정, 그리고 2011년 3월 11일 사건 이후의 결정들이 그것이다. 어떤 나라나 기업도 2011년 일어난 사고와 같은 규모의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 기관들은 이 위기를 악화시킬 음모를 꾸민 것 같다. 잘못된 보고와 오랜 기간의 은폐 끝에, 도쿄전력은 최근에야 자신들의 처리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