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가 AI를 활용해 세무행정의 단순·반복 업무를 줄이고, 체납자의 상황에 따라 징수 방식을 달리하는 맞춤형 체납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납부 능력이 있는 고의·고소득 체납자는 금융자산과 급여까지 정밀하게 추적하고,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분할납부 등 납부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실제 징수 현장에서도 이런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6천여만 원을 체납한 사업자가 증권사 예수금 계좌에 자금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해 압류·추심했고, 900여만 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은 고소득 직장인은 급여채권을 확인해 사전예고 후 추심했다. 반면 사업 부진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은 소상공인에게는 분할납부를 안내해 납부 기회를 줬다.이 같은 맞춤형 징수가 가능해진 배경에는 강남구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체납 보조프로그램 ‘체납이음’이 있다. 체납자료 검색·조회와 자료 정리, 조사 이력과 후속 조치 관리 등 반복 업무를 효율화해 담당자가 체납자의 금융자산과 소득원을 살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했다.그동안 체납자 재산 압류는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 예금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구는 ‘체납이음’을 활용해 확보한 행정력을 바탕으로 저축은행·새마을금고, 지역 농·축협 등 제2금융권과 증권계좌, 급여채권까지 확인 범위를 넓혔다. 금융·소득자료와 기존 압류재산, 선순위 권리 등을 함께 살펴 실제 징수 가능성이 높은 재산을 선별하고 과잉 압류도 줄였다.그 결과 올해 1~9월 금융·급여 압류액은 840억 원으로 지난해의 18.3배로 늘었다. 실제 징수액도 32억 7천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5.3배 증가했다. 압류 건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 체납자의 자금 흐름을 확인해 실제 징수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집행 방식도 자산과 체납자의 상황에 따라 달리한다. 예금과 증권은 자금 인출 가능성을 고려해 사전예고 없이 압류한 뒤 추심한다. 급여는 생계와 직결되는 만큼 먼저 사전예고와 납부상담을 진행하고 자진납부나 분할납부 기회를 제공한다. 이후에도 납부하지 않을 경우 법에서 정한 범위에서 압류한다.강남구가 개발한 ‘체납이음’은 저작권 등록을 마치고 서울시 20개 자치구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체납이음’을 활용한 사례는 서울시 체납징수 우수사례로도 선정됐다.김현기 강남구청장은 “AI를 활용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확보한 행정력을 체납자의 상황을 더 세밀하게 살피는 데 쓰고 있다”며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은 끝까지 추적하되,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분할납부 등 유연한 방법을 안내해 공정한 세무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