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죽이라고 하면 다소 생소한 음식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어죽은 임원경제지 죽십리에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아침에 죽을 먹으면 이로인 일이 열 가지나 된다는 점에서 어죽의 효능을 밝힌 것이다. 어죽을 자주 먹으면 혈색이 좋아지고 기운을 돋게 한다. 또한 수명을 늘리고 심신을 안락하게 해 말을 잘하게 도와준다. 통증을 없애는 것은 물론 음식을 잘 내리게 해 배고품을 달래주고 졸음과 갈증을 없애준다는 게 임원경제지에서 나오는 어죽의 효능이다. 그만큼 어죽은 오랜 옛날부터 사랑받아 오던 음식이다. 하지만 요즘 어죽을 찾기 어렵다는 게 사람들의 심정이다. 옛 추억을 곱씹으면서 먹을 수 있는 깊은 어죽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파주시 광탄면 보광로에 위치한 40년 전통의 김할매어죽이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어머니 김점순씨와 아들 전민호씨가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충청도식 어죽과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민물고기 요리집이다. 파주 적성이 고향인 김 씨는 37살 때부터 민물고기 매운탕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동창생인 어부가 임진강에서 잡아 올린 재료로 만들었다. 그는 매운탕으로 유명한 적성면 두지리와 광탄면 마장리에서 매운탕 음식점을 20여 년 간 운영해 온 민물고기 요리의 달인이 됐다. 어죽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있어 어죽의 매력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김할매어죽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매력에 빠져들 수 있게 만든다.  어죽은 보통 민물고기를 갈아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잘 잡지 못하면 먹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충청도식으로 조미료는 거의 사용하지 않다. 고기 잡뼈로 우려낸 사골국물과 물을 적정 비율로 섞어 비린내를 잡았다. 또한 빠가사리와 붕어, 피래미 등 민물고기를 이용해 국수와 수제미로 끓여낸다. 특별한 비법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다. 어죽 맛을 내기 위한 고추장에 신경을 쓰는 이유다. 직접 지베서 만든 고추장을 사용해 비린내를 잡는다. 여기에 사골육수를 첨가해 진한 맛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충청도에서 먹는 방식을 사용한다. 어죽으로 유명한 충청도는 고추장으로 매콤하게 간을 한 후 국수와 수제비를 함께 먹는다. 김 씨의 외가가 충청도로 친정어머니와 오랫동안 함께 매운탕 집을 운영,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 김 씨는 “충청도에서 먹을 수 있는 어죽 맛이 있다”며 “이를 그대로 구현하고자 손맛을 익히는데 오랜 기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김 씨의 어죽은 다진 양파와 마늘, 손질한 민물 새우를 추가한 후 한소끔 끓이면 완성된다. 마지막으로 수제비를 넣고 한 번 더 맛을 더한다. 깻잎 등 고명은 손님상에 오를 때 이미 끓인 어죽 위에 올려 고소한 맛을 더한다.  어죽에만 신경을 쓰는 게 아니다. 어죽과 함께 제공되는 반찬은 담백한 맛을 이끌어낸다. 반찬과 나물에 첨가물을 넣지 않아 담백함은 물론 건강함을 더해주고 있다. 매일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놓는다는 점에서 맛있게 어죽을 즐길 수 있다. 겨울철 어죽으로 몸을 풀어준다면 혈색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 심신을 다시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주인장인 조 씨는 “푹 고아낸 육수와 민물고기가 어우러져 허한 속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며 “올 가을과 겨울을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내려면 어죽으로 기력을 다시 한 번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민물새우 튀김도 별미 중 하나다. 민물 새우는 바닷새우에 비해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작은 새우가 여러 개 엉겨붙어 튀겨져 먹기에도 적당하다. 고소한 맛도 가져다 주고 있다.   이외에도 매운탕을 직접 끓여 판매하고 있다. 빠가사리와 메기, 잡고기 등을 직접 잡아 푸짐하고 제공하고 있다.  전민호 씨는 “고객 소리에 귀 기울여 부족한 부분은 바꾸고 맞춰가며 제공하고 있다”며 “하나라고 하더라도 대충 만드는게 아닌 최고의 정상으로 추억을 되돌릴 수 있는 어죽을 드리고 싶다”꼬 덧붙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