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룡마을 화재 등 주거 취약계층의 화재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관리하는 노후 임대아파트 역시 심각한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서울특별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박계홍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3)은 3일 열린 제340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주택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잇따른 임대아파트 화재 사고에도 불구하고 땜질식 처방에 머물고 있는 서울시의 안전불감증을 강도 높게 질타하며, 노후 임대주택에 대한 근본적인 화재안전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시 임대주택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260건에 달한다. 이 중 화재 사고만 무려 178건이며,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총 62명(사망 16명, 부상 4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재 발생 건수는 2020년 18건에서 2025년 36건으로 2배 급증하는 등 임대주택의 안전 공백이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가 집중된 곳은 지은 지 30년이 넘은 노후 영구임대아파트였다. 전체 화재 178건 중 55%(98건)가 스프링클러조차 없는 노후 단지에서 발생했다. 특히 임대아파트가 가장 많이 밀집한 강서구의 경우, 전체 화재 25건 중 무려 84%인 21건이 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방화·가양동 일대 노후 단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 8월 11일에는 준공 32년 차인 강서구 가양4단지 영구임대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2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계홍 의원은 “소방법의 불소급 원칙에 따라 과거 지어진 아파트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다고는 하지만, 강서구를 비롯한 노후 임대아파트 단지들은 그야말로 불쏘시개처럼 방치되어 있다”며, “지난 7년간 임대주택 불기둥 속에서 16명의 시민이 돌아가셨음에도, 서울시와 SH공사의 사후 조치는 도배·장판 보수 등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최근 구룡마을 화재 참사를 보며 주거 취약계층의 잿더미 속 생존 위기를 똑똑히 목도했을 것”이라며, “주택 공급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현재 서울시가 지어놓은 임대아파트 거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주택실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의원은 SH공사에만 관리를 떠넘기고 뒷짐을 지고 있는 주택실의 소극적인 태도를 직무유기로 규정했다. 그는 “임대주택 관리가 SH공사의 역할이라면, 그 공사를 철저히 관리·감독해 시민의 주거환경과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 서울시 주택실의 존재 이유”라며, “제2의 가양4단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택실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촘촘한 ‘노후 임대아파트 화재안전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SH공사의 화재 예방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지적에 공감하며 종합적인 화재 안전 대책을 검토하고 보완하겠다고 답변했다. 박계홍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직후 상임위원회에 구체적인 종합 대책을 즉각 보고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질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