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가 좁아 쉴 곳이 마땅치 않았던 주택가 골목에는 벽면형·접이식·기대는 벤치 등 공간절약형 쉼시설이 들어선다. 차량과 맞닿아 머물기 불안했던 자투리 공간은 볼라드·대형화분으로 보호하고 그늘을 더한 안전쉼터로 바뀐다. 가파른 경사로나 지하철역·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5분 안에 한 번씩 쉬어갈 수 있도록 쉼터가 촘촘히 이어진다. 서울시는 시민이 매일 걷는 생활가로를 실제로 바꾸는 ‘생활가로 내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2026년 9월 자치구 공모를 시작해 10월 중 대상지를 선정하고, 2027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 이상에 ‘5분 보행쉼터망’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시가 지난 8월 발표한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의 첫 실행사업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서울 보도 4,031㎞의 그늘환경을 정밀 분석해 평균 그늘 비율이 44.4%인 것을 확인했다. 다만 최근 3년간 서울 온열질환자의 31.4%가 길가에서 발생한 만큼, 이번 사업을 통해 역·정류장 등 시민 이용이 많은 생활가로의 그늘 단절 구간을 집중적으로 보완한다. 생활가로에 벤치 등 보행 휴식공간을 확충해 달라는 시민 수요는 꾸준했다. 그러나 좁은 보도 폭과 차량 통행, 주민·상가와의 갈등 등 다양한 이유로 쉼터 확충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2025년 이후 13개 자치구에 접수된 벤치 설치 요구 101건 가운데 63건은 설치됐지만, 38건은 보행공간 부족과 차량사고 우려, 주민·상가 반대 등의 사유로 설치되지 못했다. 시는 보도 폭이 좁다는 이유만으로 쉼터 설치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도록, 생활가로의 폭과 주변 시설, 차량 통행 등 현장 여건에 따라 설치 방식을 달리한다. 목표는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집에서 주요 생활거점까지 이동하는 동안 걸어서 5분 이내마다 잠시 앉거나 기대어 쉴 수 있는 ‘쉼 징검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보행 폭이 좁거나 여유부지가 거의 없는 주거지·근린가로에는 사용하지 않을 때 접을 수 있는 접이식 벤치, 건물·옹벽 등에 밀착해 설치하는 벽면형 벤치, 짧게 몸을 기댈 수 있는 기대는 벤치(Hip-rest)를 적용한다. 보행 유효폭을 최대한 확보하면서도 어르신과 보행약자에게 필요한 휴식 지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노상주차장 주변과 도로 모서리 등 자투리 공간은 쉼터 후보지로 적극 발굴한다. 필요한 경우 도로공간을 재구조화해 여유 공간을 만들고, 가로수·벽면·화단·볼라드·가드레일 등 기존 시설물에 앉음 시설과 차양을 결합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다. 공간확보가 특히 어려운 길은 ‘보행자우선도로’를 활용한다. 이미 지정된 보행자우선도로는 통행 동선과 쉼터 설치 여건을 다시 분석해 정비하고, 보행약자 통행이 많지만 쉼터 공간이 부족한 일반 생활가로는 보행자우선도로로 신규 지정해 쉼터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쉼터의 입지는 ‘그늘’을 우선 기준으로 정한다. 기존 가로수와 인근 건축물의 차양·처마가 만드는 그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연 그늘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는 주변 경관과 보행공간에 맞는 그늘막·차양을 설치한다. 쉼터가 한낮의 직사광선 아래 놓이는 일이 없도록 시간대별 그늘의 위치와 지속시간도 함께 살핀다. 차량과 가까운 곳에서도 시민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보강한다. 운전자 시야를 가리지 않는 위치에 쉼터를 배치하고, 야간에는 조명과 도로 디자인 패턴으로 시인성을 높인다. 차량 진입 우려가 있는 곳에는 볼라드와 대형 가로화분(플랜터) 등 방호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휠체어·유모차 이용자와 어린이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유니버설 디자인 요소를 가능한 범위에서 설계에 적극 반영한다. 휠체어가 머물 수 있는 공간과 벤치 높이, 손잡이, 데크 단차 등을 세심하게 살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일부 구간은 앉아서 쉬는 단순한 벤치를 넘어 일상의 여가와 운동, 주민 소통이 가능한 ‘보행쉼마당’으로 특화한다. 산책·러닝 동선에는 스트레칭 기구와 휴식공간을 함께 배치하고, 수변가로에는 물길과 경관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조망형 쉼터를 조성한다. 보행로와 맞닿은 마을마당, 소규모공원, 공공시설 전면부지도 생활가로와 함께 재구조화한다. 흩어져 있던 벤치와 녹지, 공공공간을 연결해 주민이 만나 대화하고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열린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6년 9월 자치구 공모를 통해 후보지를 접수하고, 10월 중 최종 시범대상지를 선정한다.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많이 이용하는 생활가로, 지하철역·버스정류장·시장·병원·복지시설 등 주요 거점 접근로, 둘레길·마을길과 경사로를 우선 검토한다. 시민이 쉼터 설치를 요청한 민원 지역도 후보에 포함한다. 대상지 선정 때는 보행약자와 보행자 통행량, 쉼터 간 거리, 햇빛 노출시간과 그늘 단절 정도, 공간 확보 가능성, 차량 안전성, 주민·상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선정 후에는 자치구·지역주민과 구체적인 위치와 시설 형태를 협의해 노선별 실시설계를 마련한다. 시는 2027년 상반기까지 10개 이상 노선의 시범 쉼터를 완공하고, 사업 전후 그늘 면적과 체감온도, 이용률, 시민 만족도 등을 비교해 효과를 검증한다.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유형별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생활권계획과 연계해 2028년부터 서울 전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늘보행권을 확보하는 것은 단순히 벤치와 그늘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하며 일상 속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의 기본 환경을 바꾸는 일”이라며, “누구나 집 가까운 곳에서 걷고 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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