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데일리 =최수일기자]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며 노인요양시설의 역할과 기준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안전 관리와 생활 보조를 넘어, 어르신의 삶의 질과 존엄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요양서비스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문봉요양타운에 위치한 연세케어센터(대표 박창훈)가 ‘활동형 요양’을 중심으로 한 돌봄 모델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노인전문요양원인 연세케어센터는 치매·중풍·파킨슨 질환 등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을 받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물리·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건강 상태 점검과 복약·영양·위생 관리뿐 아니라 정서·인지·신체 기능을 아우르는 프로그램 운영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센터는 최대 99인 정원의 생활 공간을 1인·2인·3인·4인실로 구성하고, 어르신이 장기간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동선과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설계했다. 출입 통제 시스템과 CCTV, 소방 설비 등 다층적인 안전 관리 체계를 갖추고 정기 점검을 통해 실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연세케어센터가 특히 강조하는 지점은 ‘침대 위 생활’에 머물지 않는 요양 환경이다. 물리·작업치료를 비롯해 고령친화 운동, 미술치료, 체조, 합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이 움직이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하루의 리듬을 유지하도록 돕고 있다. 박창훈 대표는 “여기는 보호하는 곳이 아니라 돌보는 곳”이라며 “어르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부족한 부분만 옆에서 지원하는 것이 돌봄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센터는 100평 규모의 전용 프로그램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간에는 고령친화 운동기구 등이 갖춰져 있어, 신체 기능 유지와 재활 훈련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1인 1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해 어르신들의 자신감 회복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돕고 있다. 현재 미술·합창·영어 성경공부·텃밭 봉사·종교 동아리 등 다양한 소모임이 운영 중이며, 합창동아리 ‘물망초싱어즈’는 외부 합창대회 참가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센터는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건강화폐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어르신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마다 건강화폐를 지급받고, 이를 센터 1층 ‘연세포차’에서 간식이나 음료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건강화폐는 단순한 보상 개념이 아니라, 치매 어르신의 인지 기능과 자존감을 동시에 자극하는 도구”라며 “직접 모은 화폐를 사용하는 경험 자체가 삶의 의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연세케어센터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치매·중풍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탈기저귀 운동’이다. 배뇨·배변 자율 기능이 일부라도 남아 있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반복 훈련과 정서적 지지를 통해 기저귀 없이 지내는 시간을 늘리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세 명의 어르신이 탈기저귀에 성공했으며, 센터 측은 자존감 회복과 정서 변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박 대표는 “상태가 악화되면 다시 기저귀를 착용해야 할 수도 있지만, 잠깐이라도 기저귀 없이 지내는 그 시간이 어르신에게는 매우 소중하다”며 “표정이 살아나고 감정 표현이 늘어나는 등 본연의 모습이 회복되는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와상 어르신 비율이 낮고, 다수의 입소자가 보행기 등을 활용해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활동 기반 돌봄의 효과로 보고 있다.   연세케어센터의 시도는 요양원 내부에 그치지 않는다. 박 대표는 올해 ‘사단법인 한국 시니어 문화예술협회’(가칭)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비전공 시니어들이 미술·음악·도예 등 문화 활동을 지속하고, 전시와 행사 참여, 작품 판매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센터는 그간 치매 어르신 작품 전시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오는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치매 어르신 그림 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한 어르신의 개인전도 6월 중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치매 가족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집에서 치매 부모 돌보는 법’(가제)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 연세케어센터가 내세우는 요양의 방향은 분명하다. 관리가 아닌 돌봄, 침묵이 아닌 활동, 격리가 아닌 존엄의 회복이다. 탈기저귀 운동과 시니어 문화예술 확장 시도는 노인요양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현장에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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